신종플루, 비즈니스 에티켓도 바꿨다

2009-10-29 13:39

전 세계가 신종플루 공포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자신감 있는 비즈니스맨의 상징인 움켜잡는 듯한 강한 악수가 면박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신종플루 확산과 함께 미국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미팅에서 악수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재클린 위트모어의 최신 저서 '비즈니스 수업: 성공을 위해 지켜야 할 필수 에티켓'이 전하고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에티켓을 소개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인사는 상대방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맨은 으레 악수로 중요한 회의를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서구권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뺨에 하는 가벼운 입맞춤이나 악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위트모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종플루 확산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국 비즈니스계에서는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새로운 비즈니스 에티켓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플루로 친한 남성들이 주먹을 가볍게 마주치며 인사하는 '피스트 범프(fist bump)'가 비즈니스계에서도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선거 캠페인 동안 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피스트 범프로 인사하는 모습을 공식석상에서 자주 보인 바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는 인사법이 에티켓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접촉의 정도는 지역·문화·산업별로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의류업체인 하비스트그룹의 앤드류 거레이 남성의류 부문 이사는 "중국에서 열리는 회의는 형식과 예의가 중요하지만 터키의 경우 남성들이 회의 전에 포옹을 하거나 오랫동안 손을 움켜 잡고 인사하는 것이 보통이다"고 말했다.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중동 지역에서는 남성들이 모인 회의석상에서는 악수하면서 뺨에 가볍게 키스하는 것이 일상적인 인사법이다.

여행업체인 칩플라이츠(Cheapflights)의 메러디스 하라한 마케팅 이사는 "중동의 인사법은 비즈니스에서도 가족과 같은 끈끈한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일종의 형제애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문화권 내에서도 인사법은 각양각색이다. 독일의 경우 비즈니스 석상에서 악수는 하더라도 이름을 부르는 일은 상상할 수 없지만 아이슬란드에서는 별다른 호칭없이 이름만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구를 만나는 지도 중요하다. 법률회사인 알랜앤오버리의 돈 맥가운은 "수년간 알고 지내면서 관계를 유지했던 고객과 만나는 경우에 포옹이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기업 고객을 만날 때 이러한 인사법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