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7.8원 오른 1437.0원을 기록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7일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야당은 가결될 때까지 매주 탄핵안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 주에도 탄핵안을 발의하고 14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절하 폭이 유독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7% 오른 106.184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정치 관련 불확실성 고조로 환율이 당분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당국 개입 경계감이 상승 폭을 제한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정국 불안 장기화는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재료"라며 "원화 위험자산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번 정치적 불안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한다"며 "원·달러 환율 단기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 시 3~6개월 간은 사태가 지속됐다"며 "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1390~1450원 내에서 원·달러 환율이 레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