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성장성에 제동이 걸리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효과가 희미해지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전통 시중은행과 달리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내세우며 출범한 인터넷은행조차 이자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ROE가 분기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ROE 10.77%로 은행 평균인 10.69%를 웃돌았지만 △2분기 8.87% △3분기 8.35% 등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토스뱅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토스뱅크의 1분기 ROE는 3.93%에서 △2분기 3.18% △3분기 2.94%로 떨어졌다. ROE는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회사가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밸류업 지표다.
인터넷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 ROE는 지난해 말 5.97%에 이어 올해 3분기 7.55%로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 업계 평균보다 약 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ROE를 1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ROE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다만 이런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자본 확충으로 자산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가계대출 관리 강화 영향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든 만큼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이자이익 증대에 주력해 왔기에 앞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원가성예금을 다수 확보해 이자이익 감소를 늦추거나 출범 초기처럼 혁신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