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허병제 삼정KPMG M&A센터장은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회사들과 이차전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회사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는 선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탓에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허 센터장은 "이차전지 섹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테슬라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테슬라에 장비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전망이 밝지 않다"며 "이차전지 산업은 현재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를 겪고 있어 단기간에 다시 회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 인프라 분야는 데이터센터와 AI의 발전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송배전,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관련 회사들이 설비 증설이나 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를 겨냥한 사모펀드의 행보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 센터장은 "사모펀드들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모펀드들이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안정적인 투자 방식을 선호하며 지분율 20% 내외인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M&A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허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시장금리가 빠르게 안정되기는 어렵다"며 "환율 변동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내수 경기 둔화 등이 거래 활성화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구체화되어야 M&A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