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10월 소비 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짓눌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9.11포인트(1.45%) 하락한 3330.73, 선전성분지수는 288.81포인트(2.62%) 내린 1만748.97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70.79포인트(1.75%), 91.34포인트(3.91%) 떨어진 3968.83, 2243.62으로 마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달치 3.2%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4%도 뛰어넘었다.
국경절 연휴(10월 1∼7일)가 있었던 데다 11월 11일 광군제를 앞두고 업체들이 미리 할인에 들어가면서 소비 진작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데이터 분석 업체 신툰(Syntun)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기간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매출액은 1조4400억 위안으로 저년 대비 26.6% 늘었다. 전년 증가율(2.08%)을 크게 웃돈 것이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모두 호전된 것은 아니다. 10월 산업생산은 5.3% 증가하며 전달치(5.4%)와 시장 전망치(5.5%)를 소폭 밑돌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여전하다. 1~10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1~9월(-10.1%)보다도 감소폭을 확대했다.
대중국 폭탄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도 앞두고 있어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핀포인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말 정책 전환으로 10월 경제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부동산 부문은 회복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취임 후) 중국의 잠재적인 수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재정 부양책을 펼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부동산주가 하락을 주도했고 방산주의 하락폭도 두드러졌다.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몰렸다. 반면 AI(인공지능)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푸스쿵구(福石控股), 진차이후롄(金財互聯), 톈위수커(天娛數科)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트댄스의 영상 생성 AI ‘픽셀댄스’(PixelDance)가 오픈AI ‘소라’(Sora)의 공식 출시보다 먼저 공개될 것이라는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장중 1.7% 뛰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