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지는 회담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레임덕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자체가 중국의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중국 측 공식 발표는 아직 없었다.
이번 3번째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미국 측은 실질적은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양국 군 당국 간 소통 채널 유지, 펜타닐 등 마약류 근절 공조 등 작년 회담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도 전할 전망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레임덕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미·중 관계 개선 신호를 발산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선 패배로 레임덕을 맞은 미국 대통령을 기꺼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미·중이 냉전식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안정적인 양국 관계 구축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DC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한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차기 행정부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짚었다.
시 주석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둔 미국 내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중국센터 교수는 “어떤 실질적인 결과도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은) 주로 시 주석이 미국 대선 이후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2016년 트럼프의 첫 당선 직후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페루 리마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CNN에 따르면 벤 로즈 오바마 대통령 외교정책 고문은 회고록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서 시 주석이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트럼프에 대한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