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취득세 인하설…"드라마처럼 주당 한편씩 공개되는 부양책"

2024-11-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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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장기 불황에...취득세 3%→1% 인하

부양책 발표에 신중···'트럼프 시대' 준비 중

인민일보 "현재 고비 넘는 中경제…'느린소' 돼야"

중국이 대도시 부동산 취득세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대도시 부동산 취득세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장기간 불황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진작하기 위해 이번엔 부동산 취득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예정이다. 앞서 8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기대를 밑도는 재정정책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중국 후속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졌다. 
 
부동산 장기 불황에...취득세 3%→1% 인하
블룸버그는 12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침체된 주택 시장을 살리기 위한 부양책의 일환으로 부동산취득세에 대한 세금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 부동산 취득세율을 현행 3%에서 1%로 낮추는 것을 허용하는 제안을 현재 추진 중이다. 

중국은 현재 면적에 따라 일반주택과 고급주택을 구분해 집값의 1~3% 차등을 둬서 취득세를 징수하고 있다. 앞으로는 일반주택과 고급주택을 구분하지 않고 1% 취득세율만 징수함으로써 고급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먼드 청 중국 인허증권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도 블룸버그를 통해 "부동산 취득세가 인하되면 주택 구매 비용을 줄이고 부동산 거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실 이번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앞서 예고됐던 조치다. 중국은 지난 8일 폐막한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지방정부 부채 해결을 위해 향후 5년간 10조 위안(약 1943조원)을 투입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회의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재정정책을 적극 기획하고 있다"며 "이 중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세수정책이 현재 절차에 따라 승인돼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놓고 부동산 취득세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침체한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앞서 9월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주택 구매 계약금 인하, 주택 구매 제한령 해제 등과 같은 정책을 줄줄이 발표했다.

덕분에 장기간 침체됐던 중국 부동산 시장도 차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정보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에 따르면 10월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매출은 4354억9000만 위안으로, 전달 대비 무려 73% 급증하며 월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7.1% 증가하며 올해 처음 '플러스 증가세'를 보였다.
 
부양책 발표에 신중···'트럼프 시대' 준비 중
'5% 내외' 성장률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린 중국은 9월 말부터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 완화와 함께 부동산 증시 안정책을 시간차를 두고 발표해왔다. 부양책 효과로 중국 경제 지표도 서서히 호전세를 보이면서 최근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다만 중국 경제가 아직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이 가시지 않은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경제학자들이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일단 대규모 재정부양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앞서 경기 부양을 위한 특별국채 발행 규모 등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던 8일 전인대 상무위 회의에서도 결국 지방정부 부채 해결 등 경제 구조적 개혁에만 집중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정책 윤곽이 나올 때까지 중국 지도부가 실탄을 아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셰둥밍 싱가포르 오버시즈차이니즈은행(OCBC) 경제학자는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앞서 중국 정부가 9월 말 예고한 은행 자본금 보충과 민생 개선과 소비 부양 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까지 관련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중국의 부양책 모델을 “마치 일주일에 한편씩 방영되는 TV 드라마 시리즈”에 비유했다. 드라마 매회차마다 숨겨진 실마리가 있고, 다음 회차에서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추측하는 것처럼 중국 부양책 발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셰 경제학자는 “이는 서양의 바주카포식 부양책과 비교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드라마는 끝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 집권 후 드라마 출연 배우들도 바뀌면서 앞으로 드라마 스토리가 비교적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 11일자 1면에 런핑(任平)이란 필명으로 게재한 칼럼에서 "중국 경제는 현재 고비를 넘고 있다. 힘들수록 안정이 중요한 만큼, '미친소(瘋牛)'가 아닌 '느린소(慢牛)'가 돼야 한다”며 “어려움을 제대로 직시하고 자신감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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