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시신 유기' 육군 장교, 알고 보니 피해자와 내연관계

현장검증 마치고 돌아오는 '훼손 시신' 유기 군 장교. [사진=연합뉴스]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강에 유기한 현역 육군 소령이 피해자와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씨(38)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 동료 군무원 B씨(33)와 말다툼을 하다가 격분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훼손했고, 이튿날인 29일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B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교제 문제로 말다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더 이상 관계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해 범죄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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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군 장교는 기혼자, 피해자는 미혼으로 사건 당일까지 사귀던 사이"라며 "둘은 올해 초부터 내연관계를 이어왔고, 지난 6월부터 교제 문제로 말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는 치밀한 계획 범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화천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4용지로 제작한 위조 번호판을 자신의 차량에 부착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결근 처리를 부탁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훼손 시신' 북한강 유기한 군 장교 구속심사. [사진=연합뉴스]

한편, A씨의 신원은 오는 13일 공개될 예정이다. 강원경찰청은 지난 7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통해 A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A씨가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면서 신상공개가 보류됐다. 하지만 지난 11일 법원이 A씨가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