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글로벌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 미국 우선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삼정KPMG가 발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중심의 AI 개발과 AI 산업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정책 수혜 대상이 오직 미국 기업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기업 우선주의 원칙이 담긴 AI 행정명령을 집권 시기인 지난 2019년 2월 공표한 바 있다.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의 AI 활용 역량 우위 확보를 위한 방안을 관련 기관이 모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삼정KPMG는 “미국 AI 산업을 자국 기업 중심으로 구성할 경우, 한국 기업은 미국 AI 생태계 진입을 위한 미국 기업과의 제휴 확대 등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AI 기업들은 트럼프 2기 시작과 함께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2기 집권 시 AI 주도권 강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AI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했다.
반면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정부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가운데 미국 시장 진출 장벽만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내년도 첨단산업 예산으로 약 4조원을 배정했는데, 이 중 AI에 투입될 금액은 R&D에 한해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AI에 대한 투자가 곧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AI 정책이 주요국과 비교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은 민간 기업과의 서비스 계약에 40조원이 넘는 연방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90조원 대 AI인프라 예산을 예고했으며, 인도 역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조 단위 투자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