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을 보유한 한국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마이크론 등 자국 기업에 유리한 지원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추측이다.
특히 2022년 8월 발효된 칩스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칩스법과 관련한 보조금의 축소 또는 변경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해영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원도 "한번 통과된 법안이라 당장은 변경이 쉽지 않겠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이전에도 행정명령을 통해 많은 것을 해왔다"며 "이번에도 주어진 도구를 통해 (보조금을) 축소하려는 시도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칩스법 보조금 규정과 관련해 "부유한 기업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급한 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는 데 38억7000만 달러를 투입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각각 64억 달러,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중국 규제 강화도 반도체 업계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다. 중국은 최근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을 빼앗고 있는 만큼 미국의 규제 강화가 이뤄진다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중국 반도체는 미국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술 제재까지 예상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는 "미 대선에 따른 영향은 보조금 몇푼보다 중국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후보보다) 트럼프 당선자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