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경합주들에서 골고루 앞서면서 4년 만에 백악관 귀환을 결정지었다. 트럼프는 선벨트 경합주(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에 이어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마저 손에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5일(이하 현지시간) 대선 투표일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인 가운데 개표 초기에도 진땀 승부가 벌어졌다. 트럼프가 비교적 우위를 보여온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전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민주당 강세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해리스가 초반 근소한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가 역전하더니 어느새 표 차이를 벌렸다.
트럼프가 승리를 확정 지은 곳은 펜실베이니아였다. 이곳은 개표 초반만 해도 해리스가 우세했다. 이날 오후 8시 투표를 종료한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율 11%였을 때 해리스는 70.6%를 득표하며 트럼프(28.3%)를 약 30만표 차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개표율 42% 시점이 됐을 때는 해리스 49.6%, 트럼프 49.5%로 집계됐다. 그리고 개표가 47% 정도 진행된 오후 10시쯤 트럼프가 해리스를 추월하며 이대로 승부가 결정됐다.
트럼프가 역전한 이후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2%포인트 내외였다. 하지만 결국 해리스는 따라잡지 못했다. AP통신은 이런 역전 현상에 대해 “초반에 집계되는 표 중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우편 투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는 핵심 경합주 7곳 중에서도 최대 승부처로 지목됐다. 선거인단 합계가 총 93명인 7개 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19명이 배정돼 있기 때문에 양측 후보의 승리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했던 주로 꼽혔다. 지난 3일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지율은 48%로 동률을 이루는 등 막판까지 초박빙 접전이 예상됐다.
트럼프는 공화당 우세 지역(선거인단 합계 219명)에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재선을 확정 지었다.
트럼프는 개표가 중후반부로 넘어간 미시간·위스콘신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시간에서 73%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52.5%, 해리스 45.8%를 기록했다. 위시콘신(90% 개표 진행)에서는 트럼프가 51.3%로 앞섰고 해리스 부통령이 47.3%로 뒤쫓고 있다.
해리스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블루월’로 불리는 러스트벨트 3개 주(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를 지켜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블루월에 균열을 내면서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꺾고 당선됐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