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6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을 통해 "수출의 높은 증가세가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되는 가운데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설비투자 증가세에도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의 내수 위축에 따라 경기 개선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내수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 이후 1년 연속 둔화나 부진, 회복 제약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수출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전자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수출의 증가세가 기저효과로 인해 다소 둔화되더라도 수출 가격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반도체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내수 경기에도 일부 반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2.5%)와 주택착공(47.5%)의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선행지표의 개선이 건설투자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소비는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소매판매는 2.2% 감소했는데 전월(-1.3%)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서비스소비도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는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다수의 품목에서 가격 상승폭을 줄였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변동성이 낮은 근원물가는 1.8%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이 고금리로 인해 유발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면서 내수를 회복시키는 것이 부작용과 왜곡이 적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긴축적인 상황이라고 판단되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회복은 시차가 걸리는 만큼 고금리 해소가 필요할 것"이라며 "3분기 성장률이 조금 낮게 나왔지만 수출은 어느정도 괜찮은 상황인 만큼 전체적인 경기 침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