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오세훈 시장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며 "덴마크 코펜하겐처럼 소각장이 잘 지어진 그런 곳만 방문하지 말고 소각장 자체를 철회한 이탈리아 카판노리시나 필리핀 바기오시를 방문해 배워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5일 마포구청 중강당에서 열린 '마포구&세계소각대안연맹(GAIA) 소각 반대 포럼'에 참석해 "우리 마포구에서는 절대로 추가 소각장 건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시를 겨냥해 "매립은 후진적인 쓰레기 처리 방식"이라며 "쓰레기를 줄이고,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인데 굳이 소각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박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섭섭하다"며 구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소각제로 가게를 시에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대다수 아파트에서 외면당했다는 것이다.
기조발제를 맡은 폴 코넷 세인트 로렌스 대학교 명예교수가 박 구청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폐기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독성 물질은 나노 입자로 대기 중에 농축되는데 한국을 비롯한 세계 정부들이 측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멕시코에서 10대들이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대기질, 악취, 온실가스, 토양, 수질, 소음·진동 등 총 18개 평가항목을 종합한 결과 소각장 건립으로 인한 환경상 영향이 미미하다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토넷 교수는 "환경 기준을 준수하는 게 핵심인데 6시간 동안 관측한 샘플로 어떻게 8000시간을 장담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 주민이 "한국에 소각장이 유독 많은 이유가 뭐냐"고 묻자 "정부가 게으르고 부패해서 그렇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코넷 교수는 생산·유통·소비·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경제'가 근본적인 원인 이라며 '순환 경제'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절반이 유기물이어서 깨끗하게 분리하면 농업·임업을 위한 자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며 "효율적인 쓰레기 분리·재사용 시스템 대신 매립·소각을 취하는 건 편한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GAIA는 폐기물과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전 세계 92개국 1000여 개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각국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포럼은 국제적 시각에서 바라본 폐기물 소각 정책 문제를 마포 추가 소각장 건립 사례에 맞춰 논의하고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폐기물 소각 문제를 주민에게 전달하고자 기획됐다.
구는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주요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폐기물-에너지화(WTE) 정책을 분석해 추가 소각장 건립이 폐기물 처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입증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