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진짜 꾼들만 모였다.”
배우 윤문식은 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마당놀이 모듬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하며 “(마당놀이 초창기에는) 연극배우들로만 조직이 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제자들이 대거 참여해 빌드업됐다”고 밝혔다.
국립극장과 인사이트모션이 기획한 ‘마당놀이 모듬전’은 오는 11월 29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마당놀이 대표작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들을 엮었다.
배우 윤문식은 “마당이란 개념을 통해 탯줄을 잘라서 태우고, 놀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살아 나가는 게 바로 마당놀이다. 시간상으로는 바로 오늘을 얘기한다”며 “처음에는 본래의 연극과 별로 다르지 않았으나, 점점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81년 처음 만들어진 후) 마당놀이는 44년이 됐다”며 “가장 한국적이고 잘된 놀이문화가 마당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놀부역을 맡은 김종엽 배우는 “30여 년간 어울렸던 마당놀이를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14년 가까운 공백 기간이 있었다”며 “셋이 뭉치자는 얘기를 전달받고 형언할 수 없었다. 연습하러 나올 때 발걸음이 이렇게 가벼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하기도 했다”며 “이번이 우리 공연의 마지막이 아닐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출가 손진책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모아봤다. 분열의 시대에서 기운을 모아보자는 의미도 있다”며 “신구 세대를 모아보자는 생각에 마당놀이의 전설인 세분의 선생님들을 모셨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만들자는 생각에 모듬전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세 이야기를 묶는 게 쉽진 않았지만, 관객들이 우리 고전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스토리와 인물 등을 엮어 봤다”며 “아는 얘기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