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WP)와 LA타임스가 올해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후폭풍이 일고 있다.
두 신문사 소유주가 정치적 보복을 우려해 지지 후보 공개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독자들이 잇따라 구독을 취소하고 있다.
WP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온 전통이 있다. 일례로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25일, 발행인 윌리엄 루이스는 사설을 통해 “앞으로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WP 내부에서는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 초안이 작성됐으나, 게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WP의 소유주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A타임스 역시 대선을 열흘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 계획을 철회했다. 편집위원회는 해리스를 지지할 예정이었으나, 사주 패트릭 순시옹 박사 일가의 반대로 인해 취소됐다.
언론사 사주들이 대선 후보 지지를 꺼려하는 이유는 미국 대선 결과가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접전을 이루면서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연방기관으로부터 주요 계약을 따냈다”며 “여기에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의 34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루오리진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환담을 나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WP 편집장을 지낸 마틴 배런은 “비겁한 짓이고, 민주주의는 희생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WP 기자 밥 우드워드, 칼 번스틴도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압도적 증거를 무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