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강형철(50) 감독의 영화 ‘써니’를 상징하는 장례식장 공연이 현실에서 펼쳐지자 13년 만에 영화가 재소환되고 있다.
여고생 걸그룹의 우정을 그린 영화 '써니'의 클라이맥스는 리더인 춘화의 유언에 따라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이 보니 엠의 ‘Sunny’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이다.
영화 속 장면으로만 생각했던 장례식장 공연이 지난 15일 대구 달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재현됐다.
수니와칠공주 서무석 할머니는 지난 1월 혈액암 3기와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고도 랩을 하기 위해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서 할머니가 세상을 등지자 영정사진 앞에서 서 할머니만을 위한 추모 공연이 펼쳐졌다.
장례식장은 '써니'의 칠공주처럼 칠공주 할머니들의 요란한 노래가 울려 퍼졌지만 이내 울음 바다로 변해갔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 김수미 배우의 “자신의 장례식장에서는 곡소리 대신 춤추면서 보내 달라”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써니와 수니와칠공주 장례식장 공연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강형철 감독은 “장례식 주인공은 고인이기 때문에 고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보내 드려야 한다”라며 “울거나 슬퍼하는 방식이 아닌 그들만의 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써니'에서 장례식 공연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라며 “랩에 진심이던 고인과 래퍼의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사용할 만큼 어머니를 응원했던 고인의 가족까지도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다수의 감독이 재미와 감동 등 극적인 요소를 갖춘 '수니와칠공주'를 영화와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칠곡군을 알리고 어르신들의 땀과 열정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도록 문화 콘텐츠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