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경비원에게 욕설하는 초등학생을 훈계한 40대가 해당 학생에게 흉기 공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오후 3시께 서울 신림역 근처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A군(11)과 경비원 유모씨(74)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다.
유씨가 A군과 그의 친구들에게 "차량이 다니는 아파트 입구 대신 다른 곳에서 놀라"고 조언하자 A군은 유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오모씨(42)는 "어디서 어른에게 반말을 하느냐"고 A군을 다그쳤다. 이에 A군은 오씨를 향해 "당신이 뭔데 시비냐. 칼에 찔리고 싶냐"더니 가방에서 검은 천에 싸인 흉기를 꺼내 오씨의 복부를 찔렀다. 오씨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촉법소년이란
촉법소년은 만 14세 미만의 경우 처벌받지 않도록 한 형사미성년자(형법 제9조) 중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는 만 10세 이상의 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처벌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를 말한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민사적 책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감독할 법적 의무가 있는 가해 어린이들의 부모 등 보호자는 치료비, 위자료 등 일체의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 보호처분 받은 촉법소년 전년 대비 36% 증가
지난해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이 전년 대비 3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대법원이 발간한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소년보호사건은 5만94건으로, 2022년 4만3042건과 비교해 16.4% 증가했다.
지난해 처리 사건(4만 9444건)의 61.2%에 이르는 3만 253명이 보호처분을 받았다. 이 중 남자는 80.2%(2만 4265명), 여자는 19.8%(5988명)였다. 보호처분이란 소년이 죄를 범했거나 범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이 소년을 선도하기 위해 내리는 처분으로, 1호부터 10호까지 총 10가지 처분으로 분류된다.
눈에 띄는 점은 촉법소년의 보호처분 증가다. 지난해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수는 7175명으로 지난해 5245명 대비 36.8% 증가했다.
소년보호사건의 행위 유형별로는 우발적 행동이 4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호기심(34.9%), 생활비 마련(8.3%), 유혹(2.9%), 사행심(2.2%), 유흥(1.9%), 현실 불만(1.4%) 등이 뒤를 이었다.
◇ 독일·일본 등 만 14세, 영국·호주는 만 10세
촉법소년의 기준과 관련, 헌법재판소는 2003년 9월 "14세 미만이라는 연령 기준은 다른 국가의 입법례를 비춰 보더라도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다"라면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워싱턴주는 8세 미만의 아동에 대하여는 형사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8세 이상 12세 미만의 아동에 대하여는 그 아동이 범죄 행위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이 잘못된 행위임을 알 충분한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증명되지 않는 때에만 책임능력이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
공산주의 법체계 대표 국가인 중국은 한국보다 높은 만 16세가 촉법소년 나이다. 다만 중국은 고의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은 형사처벌한다.
하지만 한국보다 촉법소년 나이가 낮은 국가도 꽤 있다.
프랑스는 만 13세, 캐나다 만 12세, 영국과 호주는 만 10세가 촉법소년의 기준이다.
◇ 국민 80%가 형사처벌연령 하향에 찬성
여론은 형사처벌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6월 리서치 전문업체 미디어리얼서치코리아가 성인남녀 3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2%가 연령 하향에 찬성, 14.4% 입장없음, 5.4%가 반대했다.
연령 하향시 범죄율 감소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77.5%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