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없는 축구협회 국감...與野, 사유화 논란 등 질타

어수선한 축구협회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들은 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대한축구협회 측 인사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이날과 24일 국감에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으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FIFA U-17 여자 월드컵 출장으로 불참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을 언급하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홍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 7월부터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달 2일 중간 발표를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린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에게 질의하며,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종합센터 설계 디자인 공모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받았으나 자문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 자문 용역 계약서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표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협회가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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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 의원은 "축구협회로부터 받은 대의원 명단의 36명 중 40%가 건설사나 건설 관계사에 있는 분들"이라며, "정 회장이 현산을 통해 축구협회를 장악하고 있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연 및 업체 간 유착 여부를 감사 항목에 반드시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이 국장은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답하며, "감사를 시작할 때는 지적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10월 말로 예정된 감사 최종 결과 발표 시에는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 결과 발표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축구대표팀이 3연승을 거두면서 축구협회가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지적하며, 문체부에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감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경기장에서 야유가 없어진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성적만 좋다고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문체부는 최근 국가대표팀 성적이 정 회장의 4연임 및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라고 묻자, 이 국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24일 열리는 종합감사에는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배 의원이 제시한 자문 용역 계약서는 시공 단계에서 맺은 것"이라며, "디자인 공모와 관련 인력 모집 등 설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는 별도 계약 없이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