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2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현대차의 인도 증시 상장은 올해 아시아 증시 IPO 중 가장 큰 규모이자 국내 대기업의 첫 해외 자본시장 행보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약 5조원의 실탄을 무기로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는 한편, 인도를 '제2의 글로벌 생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열리는 현대차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IPO) 기념식 참석과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했다. 상장에 하루 앞선 21일(현지시간)에는 인도 델리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 간 다각적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정 회장은 "평소 타타(TATA·현지 자동차기업)를 존경해왔고, 인도에서 잘해서 타타 같은 좋은 기업이 되고 싶다"며 "현대차그룹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그는 "인도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통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모디 총리는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보겠다"며 "잘 되길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후 혁신적인 제품과 다양한 사회공헌으로 인도 톱 모빌리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푸네지역에 현대차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정 회장은 푸네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적극 동참 의지도 표명했다. 정 회장은 "인도에서 EV(전기차) 모델을 지속 출시하고 EV 충전망 구축 및 부품 현지화 등 인도 EV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날부터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 인도법인은 IPO 진행 과정에서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며, 이번 상장을 통해 33억 달러(4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