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22~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KES 2024)'에 참가해 일상 속 인공지능(AI) 혁신을 선보였다. 집, 사무실, 자동차 등 다양한 공간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을 맡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환영사에서 "AI는 제조부터 서비스까지 기술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국내 전자·IT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세계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집과 비즈니스 영역에 AI를 접목한 'AI 빌리지' 부스를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부스는 △AI 홈 △AI 오피스 △AI 스토어로 나뉘어 구성됐다.
한 부회장은 AI 홈에서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에 연결된 자사 및 타사 제품의 보안 문제 우려를 녹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방에서는 AI 가전이 적용된 '패밀리케어' 기능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일상 속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비스포크 AI 정수기로 물의 온도와 양을 알약 섭취 등 상황에 맞춰 조절할 수 있었다.
침실에서는 갤럭시 워치와 링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 및 운동을 최적화한 맞춤형 관리 솔루션이 제안됐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이번 달의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AI 오피스에서는 안면 인식 기반 출입 관리 시스템과 사무 환경에 맞춘 조명·공조·화상 자동 조절 솔루션이 전시됐다. AI 스토어에서는 스마트싱스 프로로 매장의 화면·조명·온도·습도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AI 기반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으로 전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부스를 '극장' 콘셉트로 꾸며 AI 홈과 전장(차량 전자·장비) 솔루션을 선보였다. 부스는 크게 가전, 전장, 디스플레이 세 구역으로 나뉘었으며, 곳곳에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캡슐 커피 머신 '듀오보'가 배치돼 관람객을 맞이했다.
한 부회장은 LG전자의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로 구성된 에어솔루션 공간에서 AI 기반 맞춤형 송풍 기능을 체험했다. 이어 주방 공간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광파오븐, 식기세척기 등을 살펴보며, 직수형 냉장고 '스템'이 만든 다양한 종류의 얼음도 관심 있게 봤다.
LG전자는 AI 경험을 차량으로 확장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LG 알파블'과 맞춤형 캠핑 주거 공간 '본보야지'도 전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경험을 중시해 LG알파블을 설계했다"며 "AI를 통해 차 안에서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550여개 기업이 1400개 부스를 마련했다. 한 부회장은 XR을 활용한 스마트모빌리티 기업 이노시뮬레이션, 건강 정보 기업 인바디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에바 등의 부스도 방문했다. 각 기업은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서비스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 부회장은 일본의 대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무라타의 부스를 찾아 USCD(울트라소닉클리닝디바이스)와 마이크로 블로어 등 핵심 전자 부품을 살펴봤다. 그는 무라타에 USCD 제품의 상용화 여부를 묻기도 했다. 무라타 관계자는 "초음파를 활용한 렌즈 세정 솔루션인 USCD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라타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전 세계 가전·전자 업체에 MLCC(적층 세라믹 콘덴서) 등 전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기(25%)가 뒤를 잇고 있다고 무라타는 밝혔다. 서성원 무라타 마케팅팀 팀장은 "AI 열풍에 발맞춰 모바일, 컴퓨터, AI 서버, 전장, 로봇, 항공우주 등 모든 전자 산업에 활용되는 MLCC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