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이 자신의 배우자를 '배 나온 오빠'로 지칭한 내용의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 논란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원내지도부는 원외·원내 인사를 향해 언행에 주의할 것을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내, 원외 무관하게 우리 당의 인사들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며 "당직 가진 인사들의 언행에 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모습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최근 공개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언급된 '오빠' 표현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김 여사를 조롱한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추 원내대표는 "당내에 자칫 갈등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언행에 대해 좋아할 사람은 바로 민주당 등 야당이다. 그들만 좋아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강조했다.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김 대변인의 글을 문제 삼으며 대변인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의 김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당시인 5월 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빠 호칭'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과도하게 김 여사를 두둔하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조선시대 홍길동이 호부호형하지 못하듯 이젠 김 여사 때문에 오빠를 오빠라 부르지도 못하나"라며 "김 여사 근처에는 금지어가 너무 많다"고 비꼬았다.
또 "명품백도 '아주 작은 파우치'라 바꿔 부르고, 이젠 오빠도 오빠라 부르면 안 되는 걸 보니 지금 이 나라가 '김건희어'로 지배받고 있는 '김건희 제국'이 맞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제국을 끝장낼 방법을 민주당은 반드시 찾겠다"며 "특검이 안 되면 상설특검으로, 국정감사가 미진하면 국정조사로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