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 사망 이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신와르의 사망 이후 하마스와 휴전·인질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관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의 주거용 건물 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7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18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는 적어도 33명이 숨졌고, 중부 자와이다의 주택과 마그하지의 난민촌 등에서도 50명 넘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레바논에서도 현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졌다. 레바논 민방위대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북쪽의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한 대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2명이 사망했다.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헤즈볼라 거점인 다히예 지역도 공습을 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택에 대한 드론 공격도 있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3대의 드론은 레바논에서 넘어왔다. 이 중 2대는 격추됐고, 1대는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집으로 날아와 인근 건물을 타격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드론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 세력 헤즈볼라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의 유엔 대표부도 “이번 조치는 헤즈볼라가 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헤즈볼라는 아직 공격을 자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와 휴전·협상을 진행하라는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다.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 등 여러 도시에서는 이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하마스와 협상을 하라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 끌려간 인질들의 귀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당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은 250여명으로, 이 중 101명이 아직 억류돼 있다고 이스라엘 당국은 밝혔다. 억류 인질 가운데 3분의1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관심이 없는 강경파 신와르가 지난 1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돼 협상의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휴전과 인질 협상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