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최고 단계 수준으로 관계를 격상해 전방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은 10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제25차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열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이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한·아세안은 "평화적인 대화 재개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민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과학, 기술, 혁신,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창조 산업,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농업, 스마트 시티, 스마트 모빌리티, 재생에너지,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같은 지역 및 글로벌 개발 목표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대한민국의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을 포함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개발 협력을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공동성명 채택과 구체 협력 사업 추진으로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한·아세안 협력의 3개 핵심 축에서 미래 지향적인 협력 비전도 제시됐다.
우선 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오는 11일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를 최초로 대면으로 개최하고, 아세안의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내년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를 출범해 급변하는 통상 환경 대응에 공조하고, 올해 중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에 착수할 방침이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에 대해 연수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 이공계 첨단 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하는 등 청년과 미래 세대를 위한 토대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아세안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남아 국가 간 지역 협력체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으로 구성되며, 동티모르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