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 논란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명씨가 수차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정치적인 조언을 하고 '모종의 역할'도 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탄핵 폭탄이 터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브로커 중 한 명"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최근 법원 판결로도 알 수 있듯 수사를 받고 있어도 증인으로서 출석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2명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하는데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그런 논리라면)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는 취재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명씨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사기 전과가 있는 선거 브로커'라며 검찰에 즉각 수사를 요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언론에 "(명씨에 대한) 수사를 빨리 진행해서 꼭 구속해 달라"며 "악질적 사기 전과가 있는 허풍쟁이, '듣보잡'이 정말 나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 브로커가 언젠가 일을 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검찰은 성역 없이 나온 의혹들 모두 수사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를 친 것은 국민은 몰랐을 것"이라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은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당원 전화번호 약 57만건이 명씨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한 내부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명씨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지난 대구 남구, 대구시장, 대구 수성을 왜 떨어졌는지 알고는 있나? 헛소리 누가 하는데"라고 적었다. 이는 본인이 2022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홍 시장에게는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하면 저보다 홍 시장님이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자신이 홍 시장의 약점을 쥐고 있다는 으름장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고리로 '김건희 특검'과 상설특검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니라면 (민주당 특검 추진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명씨 관련 의혹에) 떳떳하면 (김건희) 특검과 상설특검을 조용히 수용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