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또다시 부각된 R&D 예산 문제…AI 데이터센터·기본법 관련 언급도

2024-10-08 12:27
  • 글자크기 설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윤석열 정부에서 단행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다시 논란이 됐다.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내년에 아무리 R&D 예산을 복원해도 윤석열 정부가 만든 새로운 예산에만 돈이 몰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해민 의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김형숙 한양대 교수가 지난 6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수주한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과제를 짚었다. 

이 의원은 "연구 기간이 16개월인데 연구비가 7억6000만원이고, 연구의 핵심 부분을 용역으로 하고 용역 금액이 3억원이 넘는데 거기에 대해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했다"며 "본인들은 해외출장 다니고 연구비로 밥 먹고 국가 연구 예산을 나눠 먹으면서 편하게 연구 스펙을 쌓고 있다. 이 정도면 R&D 카르텔"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수의계약으로 용역으로 넘기고 연구 내용은 (보면) 본인들은 해외출장 다니고 연구비로 밥 먹고 국가연구 예산 나눠 먹으면서 편하게 연구 스펙을 쌓고 있다"며 "이 정도면 R&D 카르텔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양대 측은 "본 과제는 연구용역을 사용한 바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해당 과제가 대통령 과제라는 얘기가 솔솔 나온다"며 "기본이 되는 것들은 다 예산 삭감이 돼 버리고 대통령의 관심사에만 예산이 몰리는데 이런 형태로 예산이 복원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형 과제부터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R&D 예산 삭감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 의원은 "지난해 R&D 예산 삭감이 진행되면서 전파연구 관련해서도 전액 삭감됐다"며 "기상청이 기상 관련 연구를 하듯이 전파연구원 역시 전파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예산이 삭감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법에 명시돼 있고 중요한 표준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는 것인데 전파 연구에서도 불법적인 예산 삭감이 지난해 진행됐고 그러다 보니 올해 많은 연구원들이 고통 속에서 기본 연구만 수행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유상임 장관은 "직접 관여한 사안은 아니라 삭감 사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다"며 "향후에는 규정된 R&D 예산이 왜곡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R&D 예산이 삭감된 가운데 글로벌 R&D 예산만 늘었다는 점을 짚으며 해당 예산이 '눈먼 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올해 글로벌 R&D 예산이 4배나 늘었다"며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글로벌 R&D를 했는데 수준 미달의 해외 학자들이 R&D 예산을 가져가면서 우리나라 예산이 눈먼 돈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R&D 예산은 2483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조1335억원으로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와 관련해서 데이터센터 유치가 중요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AI 모델 학습과 데이터 분석에 중요한 게 데이터센터이고,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AI 개발 기지로 아시아를 점찍고 수십조원대 인프라 투자를 쏟아내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은 거론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상임 장관은 "국내에서 원자력발전소 유치가 어렵듯이 데이터센터가 유해시설처럼 되면서 그런 측면도 유치에 장애 요인이 있다고 본다"며 "송전 전파나 고주파에 대한 영향이 조금 더 있다는 것이 데이터로 나와 있어 전혀 유해성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해성이 굉장히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 "데이터센터가 꼭 필요한 만큼 대국민 인식 개선이나 유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겸 의원은 "데이터센터 관련 자기장 세기가 산업부 전기설비기술 기준 약 13%에 지나지 않는데도 데이터센터 건립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자체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과 소통이 미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강화해야 하고 대국민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AI 기본법을 거론하며 해당 법이 진흥과 규제가 적절히 융합된 균형 잡힌 법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날 이 의원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세 편 준비해 국감장에서 직접 상영했는데, 불과 30여초 만에 해당 영상을 만들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마우스 클릭 서너번만 하면 만들 수 있다"며 "그만큼 쉬우니 딥페이크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행됐던 세계 최초의 교통법인 '적기조례'를 언급하며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증기자동차 시대를 개막한 영국이 당시 제정·시행한 적기조례로 인해 자동차산업 진흥에 실기해 산업 패권을 미국, 독일 등에 넘겨준 사례가 있다"며 "AI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기조례가 아닌 도로교통법과 신호체계 같은 합리적 조치"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