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첫 발행된 뒤 개인투자용 국채는 4개월 만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채권에 대한 인기가 시든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란 등 중동 분쟁, 국제 유가 불안정,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채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1~15일 나흘간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을 받는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발행 예정 금액은 10년물 1300억원, 20년물 200억 등 총 1500억원이다. 10년물 표면금리는 3%, 가산금리 0.4000%로 만기 보유 시 3.40%이며, 20년물 표면금리는 2.920%, 가산금리 0.500%로 만기 보유 시 3.42%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만기 보유 시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복리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도 개인투자용 국채 경쟁률은 매월 낮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0년물 개인투자용 국채 경쟁률은 0.29대 1, 20년물은 0.33대 1을 기록하며 청약이 미달됐다. 10년물 경쟁률은 도입 첫 달이었던 지난 6월 3.49대 1에서 7월 1.94대 1, 8월 1.17대 1로 넉 달 연속 하락세다. 20년물 경쟁률은 6월 0.76대 1, 7월 0.59대 1, 8월 0.27대 1에 이어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청약 미달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채권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미국채를 선호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 10년~30년물을 담은 장기 국고채 ETF(총 27종)에는 총 2조7060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 장기채 ETF(총 21종)에는 국고채 2배인 4조5430억원이 몰렸다.
지난 4일 기준 미국채 10년물은 3.09%, 30년물은 1.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채 10년물은 1.84%, 30년물은 이보다 소폭 오른 1.85% 수익률을 기록했다. 매매 관점에서는 한국채보다 미국채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경제 기초체력이 강해 장기로 들고 갈수록 시중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일시적으로는 하락하겠지만 장기로 갈수록 시중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미국채는 매매차익을 노린다는 전제하에 투자하고 한국채는 인구 감소, 경기 우하향 전망으로 투자보다는 위험 자산 회피 차원에서 만기 때까지 갖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해진다”고 판단했다.
즉, 신규 채권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차익실현이 유리한 미국채에 투자하고 한국채는 경기 우하향을 고려해 장기물 투자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연준의 빅 컷, 미국 대선 소식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미국채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장기채 시중금리는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로 추가 인하에 대한 의견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