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신규 펀딩(자금 조달)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기업 가치가 세계 100대 기업 수준으로 올라섰다.
오픈AI는 2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최근 종료된 펀딩 라운드 결과 66억 달러(약 7조785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고, 이에 기업가치 역시 1570억 달러(약 209조원)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날 기준 세계 시가총액 100위 기업인 골드만삭스(약 1554억 달러)를 앞서는 수준으로, 연초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86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던 오픈AI는 1년이 채 안되는 새 기업가치가 80% 이상 급증하게 된 셈이다.
오픈AI는 "이번 신규 펀딩으로 우리는 최첨단 AI 연구에 있어 우리의 선두주자 지위를 강화하고, 컴퓨트(계산) 역량을 높이며, 사람들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툴(도구)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오픈AI는 자사의 생성형 AI서비스 챗GPT 주간 이용자수가 2억500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오픈AI는 2022년 말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를 출시하며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몰고 온 AI 서비스 선두업체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매출은 37억 달러에 약 50억 달러 손실이 예상되는 등 지출도 만만치 않다.
이 와중에 오픈AI는 현재 월 20달러인 '챗GPT 플러스' 상품의 가격은 올해 연말께 2달러 인상하고, 향후 5년 동안 44달러까지 올릴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오픈AI의 신규 펀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설립한 벤처캐피털업체 스라이브의 주도로 진행된 가운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등 주요 빅테크기업들과 벤처캐피털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만 당초 투자를 논의했던 애플은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현재 오픈AI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이후에도 대규모 지분을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신규 펀딩 과정에서 지분을 보유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다만 올트먼은 그가 오픈AI 지분을 7% 갖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만일 올트먼이 7%의 지분을 갖게 된다면 그 가치는 약 110억 달러로,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재산과 맞먹는 수준이 된다.
한편 오픈AI는 이번 신규 펀딩에서 투자자들에게 다른 AI 경쟁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 '배타적 펀딩 계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픈AI는 투자를 피해야 할 경쟁업체들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AI 기업 xAI와 전 오픈AI 임직원들이 설립한 앤스로픽 및 세이프 수퍼인텔리전스와 퍼플렉서티 및 그린까지 총 5개 업체를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요청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자본 조달 경쟁이 치열한 AI 분야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유명 업체들이 독점적 투자를 요청하는 것은 선례가 없지는 않지만, 오픈AI와 같이 투자를 피해야 할 기업 리스트까지 만든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이다. 더구나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은 이미 오픈AI와 xAI 등에 동시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펀딩(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투자 요청이 많았기 때문에 오픈AI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에게 투자를 허용해주는 대신 사업 상 당신들이 우리의 경쟁업체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 의미 있는 형태로 우리와 관계를 맺기 원한다'"고 FT에 전했다.
다만 차량 공유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우버 역시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킬 당시 이와 비슷한 투자 정책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