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IB업계에 따르면 제리코파트너스는 MBK-영풍의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항해 목표 매수 물량 393만7500주를 이달 2일부터 21일까지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 회장과 그 일가가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분신이나 다름 없다. 최 회장의 제리코파트너스 지분은 33.33%다.
제리코파트너스는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25.0%)를 목표로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목표의 15%만 확보해도 기존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한 영풍정밀 주식 35.45%와 합쳐 과반이 넘게 된다. 이 경우 MBK-영풍은 공개매수로 아무리 많은 영풍정밀 주식을 확보해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계열사로 꼽히고 있다.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는 MBK-영풍보다 20%가량 더 비싼 주당 3만원에 판매할 수 있지만, 무제한 매수를 선언한 MBK-영풍과 달리 매수 수량이 정해져 있다.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수가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할 경우 목표 물량만큼 안분 비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응모한 만큼의 주식을 모두 판매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MBK의 공개매수에 응모할 경우 보유한 주식을 모두 주당 2만5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
이점을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 회장 측 대항 공개매수에, 기관 투자자는 MBK-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영풍정밀은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라 최 회장 측이 유리하다는 게 IB업계 전문가의 판단이다.
한편 MBK-영풍 공개매수가가 추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MBK는 현재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공개매수가 상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MBK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