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얼굴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67),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상(63)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이다. 3명의 후보 중 상위 2명의 결선투표 진출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회의원 표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후보 9명 가운데 ‘3강’을 이루고 있는 이들 후보는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9월 조사에서는 ‘차기 총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이시바 전 간사장 26%, 고이즈미 전 환경상 21%,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1%의 지지를 얻었다.
당원·당우 투표는 26일 마감되지만 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24일까지는 대부분 투표를 마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은 27일까지 의원 표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무파벌 인사이며,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졌지만 구(舊) 아베파에서 2011년 이탈해 무파벌인 상황이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점으로 항상 제기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15년 자신이 이끄는 파벌인 ‘이시바파’를 만들었으나 세력 확장에 실패했고, 2021년 느슨한 의원 연맹으로 재편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의원 표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 간사장 대행, 그리고 출마를 포기한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여기에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유일하게 해체하지 않고 남아 있는 파벌 아소파(의원 54명)의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재가 최근 다카이치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알려지면서 정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또한 참의원을 중심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의원도 많아 각 진영이 숨가쁘게 지지 의원 확보를 위해 달리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원·당우표에서는 앞서고 있으나 의원표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자민당 내 구 아베파와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이끈 구 모테기파 등은 이시바 전 간사장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표 비중이 커지는 결선 투표로 갈 경우 이시바 후보가 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368표)과 당원·당우(368표)의 표를 합산한 736표로 치러지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3강’ 중 한 명이 미응답 또는 미결정 상태인 국회의원 및 당원·당우표를 모두 가져가더라도 최대 득표율은 30%대에 그쳐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기정 사실화된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368표와 지방조직 47표를 합산해 최종 선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