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로켓 사령관 제거…수뇌부 8명 중 6명 사망

2024-09-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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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이틀째 대규모 공습…사망자 569명 달해

유엔 안보리 25일 긴급회의 개최…레바논 문제 논의

이스라엘이 24일현지시간 남부 레바논의 아바시예 마을을 공습한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4일(현지시간) 남부 레바논의 아바시예 마을을 공습한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로켓·미사일 부대 사령관을 제거했다. 이에 따라 헤즈볼라 군 수뇌부 8명 중 6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면서 사망자는 569명에 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5일(이하 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2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표적 공습을 단행해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쿠바이시가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서 순교했다”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쿠바이시가 수년간 이스라엘 민간인을 향해 미사일을 쏘는 일을 담당했다”며 “그는 많은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말했다. 쿠바이시는 2000년대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대에서 이뤄진 이스라엘 병사들의 납치에도 연루된 인물이라고 이스라엘군은 언급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자 로켓으로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왔다. 저강도로 유지되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지난 17~18일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 사건으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보복을 천명하자 이스라엘은 20일 수도 베이루트를 한발 앞서 표적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이브라힘 아킬 등 헤즈볼라의 군사작전을 주도하는 지휘관들이 살해됐다. 이후 남부와 동부에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휘하에 있는 헤즈볼라 지도부 8명 중 6명이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전날부터 헤즈볼라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진행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진행 중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틀째 이어진 공습으로 569명이 숨지고 183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50명, 여성 94명, 구급대원 9명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강화되면서 레바논 피난민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 참석 계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행사에 참석해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 레바논 내 피난민은 약 11만명이었으나 지금은 아마 5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맞불을 놓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헤즈볼라가 국경을 넘어 300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지난 이틀간 새로운 장거리 파디 미사일을 사용해 지크론의 폭발물 공장을 포함해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자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유엔에 따르면 안보리 9월 의장국인 슬로베니아는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오후 6시 정식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앞서 프랑스는 레바논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이후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총회 일반토의 개막연설에서 “레바논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레바논 사람들,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은 레바논이 또 다른 가자가 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격 계속”…외교적 해결책 열려 있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 정보기지를 방문해 “우리의 전쟁은 레바논 주민들과의 전쟁이 아닌 헤즈볼라와의 전쟁”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민가에 미사일을 대량으로 숨겨놨다는 정황을 거론하면서 대규모 공습의 명분을 내세웠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순항미사일은 어디 있을까. 레바논에서 그 정답은 레바논 민간인의 집 안”이라고 밝혔다.
 
영상에서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를 지배하면서 민간인들에게 돈을 주고 로켓, 로켓 발사대, 자폭 무인기, 순항미사일을 주택 내부에 보관하도록 하는 고전적 전략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들 무기 주변에 인간방패를 세움으로써 이스라엘의 제지를 받지 않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외교적 해결책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어 “우리가 얘기하는 동안에도 중요한 세력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시도 중이고 우리는 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있다”며 “우리는 어디에서도 지상 침공을 하고자 하지 않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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