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의 송환국 결정은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맡아야 한다는 현지 대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권씨를 한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하급 법원의 결정이 사실상 번복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대법원에 따르면 해당 재판부는 전날 권씨의 범죄인 인도 사건을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에게 이송하도록 결정했다.
몬테네그로 하급 법원에서 확정됐던 권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파기하고 법무부 장관이 권씨의 송환 여부 및 송환국을 결정하라는 취지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한국과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요건을 충족한다”며 “형사소송을 수행할 목적으로 권씨를 인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어느 쪽의 송환 요청이 우선시되는지 등에 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권씨는 테라폼랩스 창업자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후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붙잡혔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현지 외국인수용소에서 지내고 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앞다퉈 권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그의 신병 인도를 결정할 권한이 법원에 있는지, 법무부 장관에 있는지를 두고 현지의 사법적 판단은 반전을 거듭했다.
권씨는 지난 3월에도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한국행이 결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대검찰청의 이의 제기 끝에 대법원이 4월 5일 권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파기 환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