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일 정부의 계엄령 의혹을 다시 한번 제기하며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의봄 4법'을 발의했다. 법안 명칭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차용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민석, 김병주 최고위원과 박선원, 부승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봄 4법은 국민이 일궈온 민주화의 봄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시대적 요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현행법에서는 쿠데타적 계엄을 방지할 법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며 "세계의 많은 국가는 계엄 조치에 국회 사전 동의, 사후 인준 등 엄격한 법적 기준을 갖추고 있다. 법 개정으로 국민 불안의 씨앗과 계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계엄령 선포 중 국회의원이 현행범으로 체포·구금된 경우에도 국회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했다. 아울러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계엄령 집행 과정 혹은 국회 계엄 해제 권한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하도록 했다.
이들은 계엄령 의혹에 대한 구체적 근거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지속적인 '반국가세력 척결' 주장과 대통령 부부가 수사대상에서 벗어나려는 동기는 그들이 권력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할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하나회, 알자회 이후 최초의 군내 사조직 모임이 발견됐고, 이들은 보고 의무를 방기하고 비밀리에 회합하는 등 군기 위반의 행위를 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계엄 준비 음모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 군기 문란 실무 핵심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그간 여 사령관을 비롯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이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시기의 '하나회'와 같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그동안 '계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이 법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들이 거부권을 건의하는 순간 노골적인 계엄의지 표현으로 간주하고 이에 상응하는 모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법안들은) 계엄 남용 사례를 교훈 삼아 국민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들"이라며 "당론으로 채택해 통과시키도록 강력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