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OTT' 투자한 KT스카이라이프, 신사업으로 'AI 스포츠 중계' 낙점

2024-09-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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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마추어 스포츠 시장 충분히 커…새로운 시장 개척하겠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호각
호각의 AI 카메라 솔루션을 통해 AI 스포츠 중계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KT스카이라이프]
KT스카이라이프가 스포츠 '인공지능(AI) 중계'에 나선다. 기존 스포츠 중계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그간 중계 '사각지대'였던 다양한 아마추어 스포츠들을 토대로 새롭게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KT스카이라이프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 7월 AI 중계 솔루션 전문 기업 '호각'에 68억원을 투자하며 관련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호각은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주로 K4리그, 리틀야구, 중·고등학생 배구·핸드볼 대회 등 아마추어 스포츠를 중계해 왔다. 이달 21일부터 8일간 '2024 서울 홈리스월드컵'을 중계하며 스카이라이프 투자를 받은 이후 본격 행보에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후원하는 홈리스월드컵은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돕고 자립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회다. 이번 대회는 호각 앱과 FIFA 스트리밍 플랫폼인 FIFA+, 네이버 스포츠에서 국내 생중계된다.

홈리스월드컵을 맞아 스카이라이프 채널 차원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야기를 다룬 영화 '드림'을 오는 28일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홈리스월드컵 주요 경기 주문형비디오(VOD)를 4K UHD 화질로 무료 시청할 수 있는 전용관도 열며 지원 사격한다. 또 자체 채널을 통해 홈리스월드컵 소개 영상을 방송하고, AI 카메라가 촬영한 경기 영상도 방영한다.

호각의 AI 중계에 활용되는 기술은 이스라엘 픽셀롯(Pixellot)의 AI 카메라 시스템이다. 경기장 내 설치된 AI 카메라로 실시간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자동 편집해 중계하는 방식이다.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 기존 중계 방식에 비해 큰 폭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호각은 픽셀롯의 국내 독점 영업권을 보유했다. 지난 2021년부터 K4리그 중계 제작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후 대한배구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리틀야구연맹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나아가 지방지치단체, 학교 체육시설, 스포츠 아카데미 등에 AI 중계 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저변을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합리적 비용으로 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스카이라이프와 호각은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이 충분히 크다고 봤다. 전국 스포츠 동호인은 약 430만명 이상이며, 엘리트 선수 지망생도 최소 20만명으로 추정된다. 또 대관용 체육 시설이 3만7000여곳, 전국 지자체 체육 시설이 약 1000곳에 이르는 만큼 충분히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윤종훈 호각 이사는 "전 세계에서 매일 진행되는 수많은 스포츠 경기 중 단 1%만이 미디어를 통해 중계되고 있다"며 "중계되지 않는 99%의 경기를 저희의 AI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스포츠 OTT'로 중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각은 앞으로 AI 스포츠 카메라를 모든 경기장에 설치해 더욱 많은 경기를 자사 앱을 통해 중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는 호각과 지속 협력해 '국내 유일 아마추어 스포츠 토털 플랫폼'으로 등극할 계획이다. 향후 AI 기반 중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경기 분석, 개인 영상 편집,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기능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T 그룹사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한다. KT클라우드를 활용한 경기 영상 저장 등을 지원할 계획이며, 스카이TV, HCN, KT스포츠 등 다양한 KT그룹 미디어·스포츠 계열사와의 협업도 추진한다. 스카이라이프 역시 호각 서비스와 연계해 신규 인터넷 패키지 상품 등 다양한 수익화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토대로 호각의 수익화도 빠르게 추진한다.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호각 앱을 내년부터 유료화해 학생·동호회 등 아마추어 스포츠 중계에 대한 니즈가 있는 수요를 공략한다. 또 학교 체육관 등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체육 시설에도 호각의 AI 카메라 솔루션을 구축해 이를 활용한 기업간거래(B2B)·기업정부간거래(B2G) 사업에도 나선다. 아마추어 스포츠 중계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이를 적절하게 발굴하고 더욱 많은 시설에 호각의 솔루션을 설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호각은 앞으로 2~3년 내 손익분기점(BEP)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AI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윤종훈 상무는 "단순한 스포츠 중계 서비스가 아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포츠 서비스들이 호각 앱을 통해 이뤄지도록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수익의 재투자를 통한 플랫폼 고도화 등이 앞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라이프는 본업인 통신·미디어 사업이 정체·쇠퇴기에 접어든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해 AI 스포츠 중계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의 부상 등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라이프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이 그간 쌓아온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신사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AI 스포츠 중계를 낙점했다.

최영범 스카이라이프 대표는 "그간 축적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본업과도 관련이 있는 원칙 하에 신사업을 선정했다"며 "이미 경쟁이 격화된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수요가 있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고객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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