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 7곳의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8일 보도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엔화 강세 움직임과 미국에서의 판촉비 증가가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순이익은 부품 부족 문제 해소에 따른 증산과 엔화 약세 등으로 미쓰비시자동차를 제외한 6개사에서 증가했다. 특히 도요타와 혼다, 스즈키, 마쓰다 등 4개사는 최고 이익을 경신하기도 했다. 2024년 4~6월기에도 엔저에 힘입어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를 제외한 5개사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각 업체의 예상에 따르면 2025년 3월기 순이익은 7개사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예상 평균(QUICK 컨센서스)을 보면, 스즈키만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가 축소되고 수퍼 엔저가 막을 내리면서 수익 증대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의 판촉비, 즉 제조사가 딜러에게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의 증가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공급 회복에 따른 경쟁 심화로 7~8월 판매 대당 인센티브는 업계 평균 3400달러(약 453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게다가 2025년 3월기는 일본과 미국 등에서 인건비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V), 차량용 배터리 투자에 따른 관련 비용도 이익 감소 요인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인 비야디(BYD)의 부상으로 도요타와 혼다, 닛산의 7~8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40% 감소한 점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는 실적 악화 우려 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3월 말 대비 도요타와 닛산의 주가는 40%, 혼다는 20% 하락했다.
여기에 도요타는 일본 내에서의 인증 부정 문제, 미국에서는 성능 문제로 일부 차종의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다. 일본과 미국에서 7~8월 판매량이 소폭 감소한 점도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시티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닛케이에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우선 도요타의 주가를 보고 나서 동종업계로 눈을 돌린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도요타의 생산 회복이 확인되면 자동차 업종의 하락 추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