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한국판 '밸류업 지수' 출시가 임박했다. 참고 대상인 일본판 밸류업 지수는 기대와 달리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구성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지수 성과를 위해 우량한 기업들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200과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정부가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만큼 일본 'JPX 프라임 150' 지수 편입 방법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일본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종목 중 150개 종목으로 구성한 지수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높은 재무 성과에 기초한 자본 수익성, 미래 정보와 비재무적 정보에 기초한 시장가치 평가라는 두 가지 큰 지표로 선정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투자자자본비용(COE)를 뺀 값이 0을 넘는 기업 중 ROE 상위 75개, 시장평가 수익성이 높은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75개 종목이다.
단순히 ROE가 높고 PBR이 낮은 종목이 아닌 자본비용 대비 얼마나 수익을 잘 내고 있는지, PBR이 개선되고 있는지가 관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수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7월 초 출시된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이날까지 8.78% 상승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는 9.19%, 토픽스는 11.84% 올랐다.
이에 한국판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과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JPX 프라임 150 지수가 닛케이225 등 대표 지수보다 부진한 성과를 거둔 건 기업가치 개선을 중심으로만 선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JPX 프라임 150 지수는 '고밸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닛케이225 대비 IT와 헬스케어 비중이 확대되고 금융·자동차·중공업 업종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장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대하는 종목의 특징이 지수 구성 요건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수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주주환원 지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PBR과 ROE뿐만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 현금 흐름, 배당수익률·배당성향·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등을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수 기업과 유망 기업 등 지수를 나누는 방법도 검토됐지만 단일 지수 구성으로 확정되면서 코스피200과 얼마나 차별화하는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우량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 규모와 비슷하게 가되 구성 종목으로 차별화를 둔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곳 역시 대부분 대형주들이다. 유진투자증권은 JPX 프라임 150 지수의 편입 방법론을 적용해 메리츠금융지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미반도체, HD현대일렉트릭 등을 꼽았다. 하나증권은 배당수익률, PBR, 현금 흐름, ROE, 배당성향 등을 기준으로 현대차, 신한지주, NH투자증권, 기아, 포스코홀딩스 등을 예상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들에 우선권 주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까지 공시한 기업과 앞으로 공시할 기업들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 쿼터를 둔다면 금융주 외에 저PBR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지수에 많이 편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