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왕'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이 중국 내 대규모 리튬 광석 공장을 무기한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리튬 가격이 생산 원가 밑으로까지 곤두박질치자 결국 감산에 나선 것. CATL의 리튬 공장 가동 중단 소식에 11일 리튬 선물 가격이 오르고 중국 증시에서 리튬 관련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CATL은 중국 장시성 이춘의 리튬 채굴·선광·제련 공장을 9월 들어 전면 가동 중단한다. CATL측은 최근 탄산리튬 시장 상황에 따라 이춘 탄산리튬 생산 가동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리튬 채굴 광산은 장시성 남부에 포진해 있다. 장시성의 이춘(宜春)은 리튬 주요 산지다. 전기차 배터리 대기업인 닝더스다이(CATL)이 소유한 광산도 이 지역에 있다. CATL은 지난 2022년 8억6500만 위안을 들여 이 지역 광산의 탐사권을 따냈다.
하지만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해 현지 공장 생산 가동율은 50%도 채 안되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은 최근 보고서에서 CATL이 이춘 광산에서 탄산리튬을 채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8만9000위안(약1670만원)인데, 올해 7월 중순부터 탄산리튬 현물 가격이 채굴 비용 아래로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철강 전문매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은 11일 톤(t)당 가격이 7만3500위안으로, 올 들어 27%나 하락했다. 지난 한해에는 무려 80% 이상 곤두박질쳤다. 7월 중순부터 두 달 가까이 리튬 채굴 생산에서 적자를 입은 CATL이 결국엔 탄산리튬 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응해 생산 가동을 중단한 셈이다. CATL은 리튬 가격이 채굴 비용보다 높아져야 비로소 다시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됐다.
UBS는 CATL이 이춘 탄산리튬 생산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중국 탄산리튬 월 생산량이 약 8%(5000~6000t 상당) 감소해 리튬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탄산리튬 가격을 약 11~23%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CATL 리튬 생산 중단 소식에 11일 광저우 선물거래소에서 탄산리튬 선물가격은 t당 7만8450위안을 기록하며 하루 새 7.91% 뛰었다.
CATL의 리튬 생산 중단으로 리튬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11일 중국 주식시장에서 간펑리튬, 톈치리튬 등 리튬 관련주는 일제히 하루 상한폭인 10%까지 뛰는 등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