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제3자가 바라본 화천군 사내면 "지방소멸 위기" 극복 대안은

2024-09-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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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원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기고
 
구연원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구연원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친구가 2018년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으로 귀촌했다. 그는 자기 고향을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랑하지만 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두메산골이 살기 좋아야 얼마나 좋겠냐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유는 화천군은 경제발전이 뒤처져 도시 생존경쟁에서 밀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멸위험 지역이다. 친구가 사는 사내면 역시 화천군 5개 읍면 중에 하나로 어떠한 희망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3년 전 그의 고향을 방문했을 때 나의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처럼 고요한 자연을 가진 미래의 도시가 어디에 또 있을까”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산과 산 사이에는 숨겨진 무엇이 있을까, 감춰진 무엇은 많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상과 동떨어진 것 같은 자연을 독차지(?)한 이러한 마을을 나는 경험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89개가 인구소멸 지역이 될 만큼 심각하다. 사내면 역시 인구소멸 속도가 빠르게 진행돼 밝은 미래를 그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제3자의 입장에서 사내면의 진화를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사내면은 국내외의 도시들 성공사례를 볼 때 재생 잠재력이 희망적이다. 전문가로서 이 지역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개발시킬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는다.
 
이에 따라 인적 물적 자원이 열악한 사내면의 경우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름답고 고요한 청정자연의 특성과 전통문화를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정책들이 빠른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균형 있는 느린 삶을 위한 슬로시티(Slowcity)이다.
 
1999년 이탈리아 오르비에토에서 시작한 슬로시티는 도심 외곽의 친환경 도시를 테마로 지역 특성을 살린 운동이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인 ‘치타슬로 (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으로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행복공동체’로 느린 삶,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오르비에토나 사내면처럼 산과 구릉 사이에 자리 잡지 않은 공주시는 지난해 느리게 살기를 통한 도시관광 활성화를 위해 슬로시티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공주시는 공주도 슬로시티 접목이 가능하다며 정통성과 정체성을 보존하고 속도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먼저 느리게 살기의 가치를 주민들과 공유키로 했다.
 
경남 하동군은 2022년 국제슬로시티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동군은 탄소 없는 마을 및 생태관광 활성화를 주제로 공모에 참가해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탄소 없는 마을은 재생 가능한 로컬 에너지 자립마을로 조성돼 청정 자연 지역으로써 보전할 뿐만 아니라 방문객이 생태관광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계룡시도 도시 복지 시설이나 군 복지 시설을 군·민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는 군 가족과 주민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 군인 가족은 은퇴 후에도 계룡시에 머물며 살아가고 있다. 재생된 도시의 증거는 인구 증가다.
 
사내면은 최적의 슬로시티 구현이 가능한 환경과 특성을 갖추고 있다. 화악산, 광덕산, 두류산과 토마토 축제, 힐링센터, 곡운구곡 등 역사적 중요성 외에도 청정자연과 함께하는 여유와 균형, 조화로운 삶을 공유할 공간들이 훌륭하다. 여기에 군부대 해체로 발생한 유휴시설을 활용하면 커다란 예산 없이 청년, 시니어, 실버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한 예비 귀촌·귀농, 농촌 체험과 휴양, 힐링도시 운영도 가능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810만명 중 대부분은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은퇴하는 자들로 귀농·귀촌, 체험 등을 꿈꾸고 있다. 은퇴자 전원은 각자가 전문가로 이들이 유입된다면 지역사회 발전과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거리 창출로 이어지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주민이 주축이 된 지역 살리기 공동체 운동이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내면의 환경과 특성에 맞는 슬로시티 정책이어야 한다. 따라서 사내면의 지방소멸 위기 극복은 정부, 지자체, 지역공동체의 3자 협의가 절실하다.
 
속담에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라는 말이 있듯 나와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위기 극복의 대안을 만들고 실천할 때 지자체와 정부도 적극 도우리라 생각한다. 선진국의 성공사례를 볼 때 지역주민들은 지역을 살리겠다는 공동체의 연대 의식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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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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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것은 종교에서나 가능한것 아닐까요?
    고도화된 첨단문물 사회시대에 물 좋고 공기좋고 신선같이 살 수 있는 무릉도원을 외면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달리 있을까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고 꿈 않은 젊은이가 깊은 골에 들어가 살길 바라는게 넌센스입니다.
    지방소멸 막으려 애쓴는거 이해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일 뿐입니다.
    좀더 큰 안목의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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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부터 더러운데.....살고 싶어하다니......현실을 모르는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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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가....아....왜이러니....폴리텍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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