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도요타, 전기차 수요 둔화에 하이브리드 강화 전략으로 전환

2024-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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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품업체에 150만대서 100만대로 생산량 축소 통보

수요 증가 중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생산 집중

혼다 등 타 日업체는 전기차 전략 축소 안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차 생산은 줄이고, 강점이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늘리는 '생산 유연화'에 나섰다.

작년 5월 도요타는 전기차 세계 판매량을 2026년까지 15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전기차 모델 10종을 새로 투입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에서 이익을 확보해 이를 전기차 개발에 투입시켜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는다는 그림을 그려왔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비해 배터리 등 공급망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략 전환이 눈에 띄는 가운데 도요타도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종전보다 30% 하향 조정한 100만대로 재설정했다. 지난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최근 부품업체에 생산량 축소를 통보했다.

전기차 시장은 세계적으로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영국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전기차 세계 판매량은 977만대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판매량 증가율이 65%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이 역력하다.

일례로 세계 전기차 선두업체인 미국 테슬라의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83만대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 비야디(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72만대로 18% 증가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V)가 40% 증가한 88만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투어 전기차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미시간주 공장에서 대형 전기차 생산을 2년 연기할 방침이고, 포드자동차도 대형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개발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의 고급차 업체인 볼보자동차는 203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를 철회했다. 독일 폭스바겐(VW)은 전기차 투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독일 내 첫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2025년 전 세계 생산량을 1020만대, 2026년에는 1070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전기차는 2025년 40만대 이상, 2026년에는 2배가 넘는 약 100만대 가까이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종전보다는 대폭 높아졌지만 150만대에 달했던 기존 목표치에 비하면 상당 수준 감소한 것이다. 참고로 도요타의 전기차 판매실적은 2023년 약 10만대, 2024년 1~7월은 약 8만대에 불과하다. 

반면 도요타는 전기차와 엔진차의 중간격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생산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엔진과 모터가 영역을 달리해 효율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배터리와 모터 용량을 키우고 충전 단자를 추가해 전기차에 한발 더 다가간 것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도요타의 사토 코지 사장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전기차에 포함시켜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도 전기차처럼 대용량 전지를 탑재하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생산량을 늘려도 배터리 투자를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닛케이는 "도요타는 주력인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FCV) 등 다양한 차량을 준비해 시장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환경차 전략을 추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지만 도요타를 제외한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 전략을 축소하지 않고 있다. 혼다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신차를 모두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전기차 생산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각국의 인센티브(우대) 정책 속에서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전기차는 엔진차나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항속 거리의 문제가 있어 수요가 주춤해진 측면도 있다. 환경차 동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 자동차업체들 역시 기민하게 수요를 파악해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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