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저저익선(低低益善)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저저익선이란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는 뜻으로, 칼로리·당분·카페인을 낮춘 제품이 대표적이다. 제품군도 기존 탄산음료에서 아이스크림·떡볶이·덮밥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기준 로스펙(Low Spec)푸드 제품군의 매출 신장률이 최근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펙 푸드란, 맛은 유지하면서 당분· 칼로리·카페인 등을 현저히 낮춘 식음료를 말한다.
그간 로스펙 푸드를 대표하는 제품은 제로 슈거 음료였다. 제로 음료는 용량 100㎖당 5㎉ 미만의 음료에 ‘0’㎉ 표기를 가능하게 한 저칼로리 음료를 말한다. 하지만 마트나 편의점 매대에서 로스펙 푸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자 식품업계는 관련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먼저 빙그레는 지난 5월 당류가 0g인 제로 아이스크림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더위사냥과 생귤탱귤 제로 버전을 선보였다. 이 중 더위사냥은 디카페인 커피를 활용해 카페인 부담도 없앴다.
대표적 고칼로리 제품인 떡볶이와 덮밥류도 예외는 아니다. GS25는 지난달 설탕을 넣지 않은 간편식 '제로밥상 옛날떡볶이'와 '제로밥상 최강제육'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설탕 무첨가로 당류를 크게 낮춘 점이 특징이다.
제로 슈거뿐만 아니라 카페인 부담을 낮춘 디카페인도 인기다. 보통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가 주로 찾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건강 관리 목적으로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이들이 늘면서 디카페인 수요는 커지고 있다. 이에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디카페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7월 디카페인 콜드브루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부드럽고 깔끔한 콜드브루 맛을 디카페인 원두로 구현해 낸 제품이다. 보통 콜드브루는 커피 중에서도 고카페인 제품에 속한다. 그렇다 보니 카페인에 약한 이들은 쉽게 섭취하지 못했다. 이에 투썸플레이스는 콜드브루를 디카페인으로 출시해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었던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매년 증가세인 디카페인 수요는 투썸플레이스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지난 2018년 1724t에서 지난해 6521t으로 뛰었다. 약 278%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로스펙 푸드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 이상(73.2%)이 '최근 로스펙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또 85.6%는 '향후 로스펙 식음료 구매와 섭취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