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은행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한 달 전인 7월 말(715조7343억원)과 비교해 9조6259억원이 불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코로나19 충격 당시 기록했던 2021년 4월(9조2266억원)보다도 크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기준금리가 0%대인 초저금리 시대였다. 주담대 금리의 하단이 2%대였던 만큼, 빚을 내도 큰 부담이 없어 너도나도 대출을 일으켜 집을 샀다. 이후 3년이 지나 현재 고금리 시대를 맞았지만, 저금리 시대보다 더욱 큰 '영끌'·'빚투' 광풍이 불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 폭등 시기와 비교해도 대출 오름세가 더욱 큰 상황"이라면서 "최근 들어 집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에 막차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오름세가 과도했다면서 경영 목표 대비 대출 오름세가 큰 은행들을 상대로 제재를 예고했다. 은행들도 앞다퉈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주담대와 전세대출 취급 창구를 닫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이달 중순부터는 대출 증가세가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주담대 집행 시차가 남아 있는 데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효과가 얼마큼 나타날 것인지 의문 부호가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최소 이달 중순까지는 대출을 받기로 했던 이들의 실제 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DSR 2단계 도입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막상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모습도 예상된다. 추후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