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버스준공영제의 공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 채우기' 식 운영을 벌이는 사모펀드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지난달 30일 "준공영제 하에서 사모펀드가 버스회사를 인수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고 있어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 시내버스 사모펀드의 진입-운영-이탈까지 전 과정에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강화한 관리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향은 잡혔고, 올해 안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올해 기준 서울 시내 64곳 버스 업체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준공영제에서 비용 대비 운송 수입의 부족분에 대해 전액을 보장하게 돼 있어서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시내버스 인수 시장 진출이 용이하게 되면서, 이들이 수익 창출만을 목표로 해 준공영제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일례로 차고지를 매각해 처분 이익을 남기거나, 버스 회사가 적자임에도 배당 잔치를 벌이는 것 등이다.
서울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사모펀드 진입 기준을 도입했다. 서울시 민간자본 진입 기준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만 버스 회사를 인수하도록 하고, '먹튀' 방지를 위해 5년 이내 인수한 버스 업체를 재매각하면 페널티를 부과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또 과도한 배당·회사채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도입해 관리 중이다.
다만 법적 효력이 없어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이르면 올해 안에 강화된 사모펀드 관리 기준을 발표, 적용할 계획이다. 윤 실장은 "외국자본, 불건전한 사모펀드 진입에 대한 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고 자산 매각 등 자기 자산을 팔아서 배당으로 나눠 먹는 일은 금지토록 하려 한다"며 "통상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한 지 2~3년 짧은 기간 안에 펀드 수익률만 맞추고 팔고 나갈 때 대책도 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서울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된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를 맞아 시내버스 준공영제도 손볼 계획이다. 재정 적자를 개선할 방안과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과 겹치는 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버스 노선 체계 개편할 때 마을버스, 시내, 광역, 지하철, 따릉이까지 연결해 전체적인 이동성을 높일 것"이라며 "준공영제 혁신 방안에 대해 연내 발표를 목표로 수도권 교통 체계 재편에 대한 시사점과 발전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