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한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동해 일대 원전 취수구에 해파리 유입이 급증해 각 원전 본부가 비상 대응 중이다.
원전은 취수구를 통해 들어온 찬 바닷물로 냉각 기능을 진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냉각수가 들어오는 입구인 취수구가 해파리 같은 이물질로 막히면 이런 냉각 기능이 장시간 마비될 수 있다. 냉각 기능이 오랫동안 멈춰 서면 전력 생산을 포함한 전체 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
경북 경주 새울 3호기에서는 올해 7월 29일 갑작스러운 해파리 대량 유입으로 취수구의 거름망이 손상돼 여러 부품을 긴급 교체했다. 경북 울진에 있는 최신 한국형 원전인 신한울 1·2호기도 해파리 유입이 증가해 지난 7월 비상 대응체계를 기존의 'C' 단계에서 'B' 단계까지 상향 조정해 대응했다.
다른 원전 본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 고리원자력본부는 "해수온 상승으로 취수구에 해파리 등의 유입이 늘어나면 발전 설비의 안정적 운영에 큰 위험 요소가 예상된다"며 8∼9월 외주 업체와 계약을 맺고 추가 인력을 투입 중이다.
일부 원전은 발전소 인근 해역에서 어선을 동원해 취수구에 닿기 전 원거리에서 해파리를 미리 제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경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사전 협약에 따라 인근 어촌계에 "쌍끌이 그물로 해파리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어촌계 측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어선의 동력이 부족해 무거운 해파리를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인해 동해에 해파리 같은 해양생물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 문제가 연중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철 전력 수급에 새 도전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관찰되는 노무라입깃해파리 개체수는 수산과학원이 관찰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동해의 평균 수온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파리 등 해양생물의 유입 증가가 원전의 안정적 운영에 큰 도전이 되는 만큼 원전 인근 해파리 제거 등 대응 능력을 체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규 의원은 "원전 운영의 최우선 가치가 안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파리 제거에 투입될 수 있는 사전 선박 자원 확보, 취수구 안팎 다층적 여과망 보강 등 근본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