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귀리, 아몬드 등 여러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물성 음료를 판매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러한 원료를 사용한 음료는 '우유'라고 표기해도 괜찮은지 의문이 잇따른다.
온라인 플랫폼, 커피전문점 등에서 잘못된 명칭 표기로 인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어 지적을 받고 있다. 식물성 음료는 귀리, 아몬드, 코코넛 등 식물성 원료를 물과 섞어 만들어 원유가 한 방울도 들어가 있지 않다.
현재 식물성 음료는 명확한 정의나 구분이 없다. 배합비, 제조, 가공 기준에 따라 음료류로 분류되며, 보통 식물성 음료는 '기타 음료'에 해당한다. 기타 음료는 먹는 물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추가해 제조하거나 동물성, 식물성 원료를 이용해 음용할 수 있도록 가공해 다른 식품 유형이 정해지지 않은 음료를 말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대체식품의 표시 지침에는 우유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에 '식물성'이라는 단어를 같이 사용하더라도 제품명에 '우유' 혹은 '유'라고 표시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제품명에 귀리, 아몬드 등 대체한 원재료명을 병기하더라도 우유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은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등으로 표시할 수 없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는 원재료가 다른 만큼 제조 과정에도 차이가 있다. 우유는 원유를 착유한 뒤 살균과 균질화 처리만 거치는 천연식품이다. 반면 식물성 음료는 영양소 강화를 위해 여러 단계의 가공 과정을 거치며 식품첨가물도 추가된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는 영양성분에서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 공주대에서 연구하고 발표한 '우유와 두유류의 소비 시장 추이 및 영양성분에 따른 효능 비교 분석' 논문에 따르면 아몬드, 귀리, 코코넛 음료 등 식물성 음료에 들어간 단백질의 질과 함량은 우유보다 낮다.
식물성 음료의 단백질 함량은 우유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며, 단백질의 질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유 단백질은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포함된 완전 단백질이지만, 식물성 음료에 함유된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적어 단독으로 필요 양을 섭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음료는 우유보다 칼슘 함량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음료는 칼슘을 강화한 일부 제품 외에는 함량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우유의 칼슘 함량은 100ml당 118mg이지만 두유는 76.3mg에 불과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실제 원유가 함유돼 있지 않은 식물성 음료는 '우유'가 아닌 '음료'로 정확하게 표시해 안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유와 식물성 음료 간의 영양성분 차이는 명확하며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우유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우유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