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금리 인하 준비는 끝났다. 이제 모두는 잭슨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위원들은 9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를 지지했다. 심지어 일부 위원들은 7월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은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경제지표 결과가 계속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온다면 다음번(9월 FOMC) 회의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의 진전과 실업률 상승은 이번 (7월 FOMC) 회의에서 목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데 필요한 타당한 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따라서 9월 금리 인하를 위한 제반 여건은 모두 갖추어졌다는 평가이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제 문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초기에 대폭 실시할지 여부로 귀결된다"며 "고용시장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 금리 인하 속도를 빠르게 해서 2번에 걸쳐 각각 50bp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더욱이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 비농업 취업자 수(NFP) 증가분은 종전 약 290만명이던 것이 210만명가량으로 81만8000명이나 하향 조정됐다. 이는 취업자 수가 당초 집계보다 30%가량 적었던 것으로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82만4000명) 이후 최대 하향 조정폭이다.
지난 2022년 초 연준의 금리 인상 개시 이후 고금리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과 가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고용 지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 고용 시장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네덜란드계 은행 ING는 "미국 고용자 수가 크게 하향 조정된 것은 연준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 목소리를 높였다.
시선은 잭슨홀로
이 와중에 시장의 시선은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 모아지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시골 마을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매년 여름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연준의장을 비롯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장 및 경제계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통화정책의 효율성과 전달에 대한 재평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 이후 나타난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의 결과를 살펴볼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3일(금) 밤 11시에 연설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파월 의장은 2년 전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함께 대폭적인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졌던 터라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이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상징적 자리가 될 수 있다.
'연준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날 "지금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의 유발 없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다음 수개월이 중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결국 9월 금리 인하 폭과 관련해서는 내달 초 발표될 8월 고용지표 결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