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2022년 11월(53.9%) 이후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북구의 전세가율이 62.0%로 가장 높았고, 중랑구(61.6%), 금천구(61.4%), 성북구(61.0%), 관악구(60.4%), 은평구(60.2%) 등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42.7%)·서초(47.2%)·송파구(46.5%) 등 강남 3구의 전세가율은 50%를 밑돌았다.
최근 전세가율이 오르는 것은 매맷값 상승 폭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시세를 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누적 0.02% 오르는 동안 전셋값은 3.79%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1.75% 상승한 데 비해 전셋값은 3.10% 올라 매매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컸다.
전세가율이 1년째 오르면서 일각에선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8000건에 육박하는 등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한 것도 은행권의 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함께 전셋값 상승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전세를 낀 매입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다주택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매수하는 갭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계속되는 집값 상승세에 부담을 느껴 일단 전세를 끼고 집을 사고, 추후 입주하려는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중은 2019년 6월 최고 27%에 달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초는 10%대 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