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단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알바(스키마바이토)'가 고령자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고령자의 일자리는 부족한 반면 사회 전반에선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 이타바시구에 사는 한 70세 여성은 1년 전부터 매일같이 '초단시간 알바'를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타이미'를 이용하고 있다. '타이미'는 음식점 등의 운영자와 구직자를 연결하는 매칭 서비스 앱이다. 올해 3월 시점에 65세 이상 등록자 수는 약 5만 1000명으로, 1년 사이에 2.1배 늘었다.
여성은 '타이미'로 벌써 식당과 마트 등에 480차례 출근을 했다. 주로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음식점에서 그릇을 씻거나 마트에서 상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 달간 일해 받는 돈은 약 10만엔(약 91만 8000원) 정도다. 연금만으로는 살기 어렵다는 여성은 번 돈을 생활비와 고양이 사료값에 쓰고 있다. 여성은 "일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 10년은 더 일하고 싶다"고 요미우리에 밝혔다.
한편 '타이미'가 65세 이상 등록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등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았던 응답(복수 응답)은 '건강 유지'(65%)였다. 그 다음으로 '생활비에 사용하기 위해',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가 각각 59%였다.
일본 리쿠르트워크스연구소는 2040년에 일본에서 1100만명의 노동자가 부족해 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력 부족 문제는 심화하는 반면 '단시간 알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의 조사에서는 2023년 일본 내 '초단시간 알바'와 관련된 중개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2% 증가한 824억엔(약 7561억원)에 이르렀다.
실제 신규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루카리는 2024년 3월부터 '메루카리 하로'를 시작했다. 리쿠르트도 '초단시간 알바'에 특화한 구인 사이트를 올 가을께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같은 '초단시간 알바'의 경우 기본적으로 노동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타이미'와 같은 중개앱 사업체의 업태는 '노동자 파견'이 아닌 '인재 소개'에 해당한다. 노동 문제 전문가들은 '초단시간 알바'를 적용하는 기업측에서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는 책임을 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구직자들도 일을 시작하기 전 작업 현장의 분위기 등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최소한 노동 조건 통지서 정도는 장소를 옮길 때마다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