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 국내 외환시장을 본격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은행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됐다. 향후 오랜 시간에 걸쳐 국내 외환시장을 보다 더 개방해 나간다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이뤄지던 원화 거래 수요까지 국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희진 신한은행 S&T센터 센터장은 지난 7일 기자와 만나 “바뀐 제도나 환경하에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국내 은행에 외환시장 개방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은행의 역내 거래 참여로 보다 경쟁적 구조를 띠게 됐지만, 외환시장 개방으로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을 향후 24시간 개장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7월부터 외환 거래 시간을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오전 2시로 연장하는 등 국내 외환시장의 개방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단계적 개방을 추진한다면 은행권에선 원화 거래량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역외 NDF 시장은 국내 은행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NDF 거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고 담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DF는 역외에서 이뤄지는 환율 거래로 먼저 약정을 맺고, 향후 만기가 되면 약정 환율과 실제 환율 간 차액만을 통상 미 달러로 주고받는다.
김 센터장은 “국내 외환시장의 개방 기조가 지속돼 해외기관들에 대한 제약 조건이 더 완화된다면 굳이 비용이 더 높은 NDF 거래를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계 은행이 적극 참여하는 국내 외환시장이 NDF보다 가격과 거래 유동성 측면에서 결국 경쟁력이 더 높다. 다만 투자가 아닌 사업상 이뤄지는 경상 거래의 경우 아직 서류 제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향후 현지 딜링룸인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GTC·Global trading center) 운영으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고, 한국과 영국, 미국 3각 체제로 24시간 개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센터장은 “현지 딜링룸인 GTC를 약 5년 전부터 운영해 왔기 때문에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교역을 더욱 경쟁력 있게 지원할 수 있다”며 “24시간까지 개방됐을 때 3개국 딜링룸을 교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