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여행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나타난 ‘보복 소비’ 현상으로 폭증했던 여행 수요는 점차 안정됐지만, 여행업계가 폭증했던 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공급을 늘린 탓이다. 공급과잉 문제로 여름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항공권을 비롯한 여행물가는 떨어지고 있다.
8일 중국망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올해 여름 휴가 기간 여행객 증가율이 2019년 대비 높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여행업계가 공급량은 증가하고 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 기간 중국 국내선 항공권과 호텔 평균 가격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8% 하락했다.
공급과잉 문제로 인한 가격 하락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항공업계다. 지난달 중국 국내선 항공권 평균 가격은 800위안(약 15만38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대비로는 2% 하락했다. 이에 항공사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중국항공운수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항공사들은 총 47억1000만 위안(약 9057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렇다고 중국 내 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여름 휴가 첫 2주 동안 중국의 철도 일일 평균 이용객은 1400만명을 기록했다. 귀성객이 대거 몰리는 지난 춘제(설) 일일 평균 이용객보다 200만명 많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여행 가성비가 좋아져 소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 7일간 이어지는 오는 국경일 연휴(10월 1~7일) 기간 해외 단체 여행 상품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단체 여행객의 연령은 낮아지는 추세다. 취날에 따르면 단체 여행 예약자의 60% 이상이 1990~2000년대생이다.
반면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도 늘었다. 셰청(씨트립)에 따르면 여름 휴가 기간 중국 국내 전기차 렌트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이 기간 해외 전기차 렌트는 전년 동기 대비 95%나 증가했다. 평균 대여 기간은 3일 이상으로 일본·호주·미국 여행을 위해 전기차를 렌트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