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인 전기와 열을 공급할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집단에너지) 사업을 최종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업은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열과 전력을 공급하는 첫 사례로, 집단에너지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SK하이닉스는 연간 최대 1500억원의 반도체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는 집단에너지 사업 내 1.05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사업 타당성 심의를 통과시켰다.
집단에너지 시설은 전력 생산과 지역난방 등의 열 공급 설비를 모두 갖춘 발전소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송전탑 등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주로 대규모 산업단지나 신도시를 중심으로 건설돼 있다.
사업 허가에 따라 SK E&S와 중부발전은 집단에너지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발전소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2038년까지 향후 15년간 LNG 열병합을 포함한 신규 LNG 발전은 총 2.5GW 규모로 제한돼 에너지업계의 사업권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월 산업부가 조사한 신규 LNG 열병합 건설 의향이 7.3GW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SK E&S가 이번에 중부발전과 1.05GW 규모의 LNG 발전 사업권을 획득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업으로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이자 발전사업자인 SK E&S는 현재 운영 중인 5GW 규모의 LNG 발전소에 더해 추가로 1GW급 발전소에 LNG를 공급하게 되면서 LNG 밸류체인(가치사슬)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SK E&S와 중부발전이 구축하게 될 집단에너지 시설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1∼4기에 필요한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연 1600만t 수준이다. 이는 매일 약 60만 가구에 안정적으로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 E&S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LNG를 도입해 저렴한 스팀을 공급하고, 중부발전은 기존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원활한 사업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공정 최적화를 비롯해 신기술 개발, 저렴한 열·전력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반도체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라며 "집단에너지 시설을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곧 반도체 원가경쟁력 강화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