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니콘 기업보다 규모가 더 작은 가젤 기업 육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는 시진핑 집권 3기의 핵심 경제 전략인 '신질(신품질) 생산력'의 일환으로 가젤 기업을 통해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고,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신질 생산력은 자원·인력을 대량 투입해 성장을 이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이번주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가젤 기업 발전을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젤 기업은 의류·식음료 산업에도 있지만, 첨단 기술 분야에서 주로 탄생한다. 현재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젤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가젤 기업 육성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미 인공지능(AI) 기술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데다, 미국의 제재로 기술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이징대 교수는 가젤 기업 육성 전략에 대해 "이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육성된 유니콘 수의 큰 격차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특히 'AI 혁명' 이후 스타트업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젤 기업과 같은 소규모 기업들을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가젤 기업 육성에 주력하다 보면, 이들 중에서 '차세대 화웨이'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뚫고 3년 만에 자체 개발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중국 반도체 자립의 상징이 됐다.
주장난 홍콩대 사회과학원 현대중국연구 프로젝트 주임은 "더 많은 유니콘 및 가젤 기업은 중국이 서방의 기술·무역 봉쇄를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가젤 기업을 차세대 화웨이나 텐센트로 육성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